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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angkopi, 2006/04/02 02:44, 만취 in Life/기타]


최근, 두산의 '처음처럼'이 출시되며 두산과 진로와의 소주전쟁이 발발했다는 기사가 심심치않게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있다. 실제로 '처음처럼'은 기존 '참이슬'이 가지고 있던 판매기록들을 갱신하는 등 진로를 긴장시키고 있다.

'처음처럼'이 이렇듯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는 뭐였을까? 알칼리수 사용? 새로운 브랜드의 힘? 내 생각엔 계속 순한 술만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알콜 도수를 낮춘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가 싶다.

내가 처음 접했던 소주는 25도였고, 지금은 20도까지 내려왔는데... 과연 소주가 처음엔 몇도였을까 궁금증이 발동하여 좀 찾아봤더니...

진로소주(1982년)

진로에서 우리나라에서 처음 소주를 생산한 해는 1924년이었고.. 그때의 알콜 도수는 자그마치 35도였다. (헉..-.-) 그러다가 1965년 30도로 알콜 도수를 낮추었고, 1973년에 이르러서야 친숙한 25도가 되었다. (25도짜리 소주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있겠지만..)

내가 처음으로 접한 소주는 아마도 1982년에 출시된 진로소주였던거 같다. (좌측 이미지)

물론, 1982년부터 소주를 마셨다는 건 아니고..(나이를 오해할까봐... ^^) 그때 나왔던 소주가 큰 디자인변화없이 약 10여년간을 이어왔으니 저 소주가 맞는 거 같다. (모양만 보면 아랫쪽의 조그만 이미지의 소주가 익숙하다. 저건 1996년도에 출시된 진로소주의 모습이다)

최근에도 병마게를 따기전에 병 뒷쪽을 친 다음에 따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이때는 병따
게로 마게를 따던 시절이었으니, 으레 병 뒷쪽을 발꿈치로 툭툭 친 다음에 따곤 했었다. 이렇게 따면 병을 쉽게 딸 수 있어서,  특히 나무젓가락, 숟가락.. 이빨(-.-)로 병마게를 딸 경우에 많이 이용했었던 거 같다.

그리고, 병마게를 딴 다음에는 엄지와 검지 사이로 병목을 툭! 쳐서 병 뒷쪽을 쳤을때 발생한 기포를 밖으로 버리는 작업이 이어지곤 했다. (이걸 보통 소주의 '목을 친다'라고 표현한다.)

얘기가 딴 쪽으로 흘렀는데.. 암튼, 25도짜리 소주가 출시된지 25년(알콜 도수와 상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이 지난 1998년 진로에서 '참眞이슬露'라는 획기적인 소주를 출시했다. 참이슬로 쉽게 불렸던 이 소주는 25년간 이어져온 알콜도수를 23도로 낮추었고 그 반응은 대단했다. 91일만에 100만상자를 판매하여 최단기간 판매 신기록을 기록했다. 이때부터 소주의 '알콜도수 낮추기 경쟁이 시작됐다.

참이슬(1998년)

산소주(2001년)



그렇게 3년여간 진로의 '참이슬'의 독주가 소주시장을 평정해 나가고 있던 중, 강원도 지역소주였던 '경월'을 인수한 두산에서 22도짜리 '산'이라는 소주를 출시해 '도수 낮추기 경쟁'에 뛰어들었고, '참이슬'도 22도로 도수를 낮추어 본격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그로부터 또 3년 후인 2004년, 두 제품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21도로 알콜도수를 또 낮추었고.. 웰빙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던 시절이어서 '웰빙 소주'라는 이름으로 신문들은 알콜도수가 낮아진 소주들의 경쟁을 보도하곤 했다.

그리고.. 2006년 현재 두 제품은 또 21도로 알콜 도수를 낮추었다. 선수를 친 건 두산쪽. 기존 브랜드였던 '산'을 버리고, '처음처럼'이라는 새로운 브랜드와 20도라는 더욱 낮아진 알콜도수의 제품을 출시했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1998년 참이슬이 기록했던 100만상자 최단기간 판매 신기록을 91일에서 50일로 끌어내렸고, 이에 자극받은 진로도 참이슬의 20.1로도 낮춘 제품을 출시했다. ('참이슬'의 20.1도는 '처음처럼'의 20도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의도적으로 0.1도를 높인거 같다)

참이슬(2006년)

처음처럼(2006년)


소주의 알콜도수가 낮아져서.. 마시기 편해진건 사실이고 제조공법을 바꿔 유해요소를 없앤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웰빙 운운하는게 좀 우습다. 마시긴 편해지긴 했지만, 그만큼 마시는 양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예전에는 한병만 먹어도 됐었다면 이젠 마시기 편해져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두병으로 이어지고...

'소주=25도'였던 시절에는 대부분 자기의 주량을 알고 있어서.. 거기에 맞춰 술을 먹을 수 있었지만(물론 쉽진 않았지만) 도수가 계속 낮아짐에 따라 주량이 계속 늘어나고.. 따라서 예전보다 사람들의 폭음하는 비율이 더 높아진거 같다. (지하철 막차를 타보면 알 수 있다. ^^)

결국 소주의 알콜도수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피해를 보는 쪽은 소비자, 즉 우리가 되는 것이고 이득을 보는 쪽은 두산이나 진로와 같은 소주 제조, 판매업자인 것이다. (술집이나 식당과 같은 곳들도 마찬가지겠고)

알칼리수, 대나무숯 여과 등 웰빙 단어들을 내세운 낮은 도수의 소주를 마시면 마치 몸에 좋은 것처럼 광고하고 있지만... 그들의 진짜 의도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소주를 소비하여 그들의 수익을 늘리려는데에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어제도 많은 양의 '소주'를 소비해줬다. 쩝.)

소주를 한잔 마시고 나면.. 나도 모르게 저 아랫쪽으로부터 나오는 '크~'하는 소리를 이젠 듣기 힘들다. 힘들어서 한잔, 괴로워서 한잔, 즐거워서 한잔하는 것이 서민의 술 '소주'일텐데.. 이러한 소주가 사람들의 깊은 마음을 달래주는 것이 아니라 세치 혀와 가벼운 입만 달래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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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골룸 에세이 | 2006/04/03 01:42 | DEL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을씨년스런 날에 외출을 했다. 원래 《용서받지 못한 자》라는 영화를 보려고 했지만 출발이 늦어 영화 시작 시간에 대기란 불가능했다. 결국 영화를 보고 만나려 했던 ?
NUNO | 2006/04/02 08: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산'이 처음 출시되었을 시기에 트럭 하나가득 소주박스를 싣고 와서는 대학 동아리방마다 한박스씩 공짜로 주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
ssangkopi | 2006/04/02 13:12 | PERMALINK | EDIT/DEL
그런적이 있었나요?? 두산, 돈 많이 썼겠네요..
RHac | 2006/04/02 10:4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는 25도 짜리 소주가 좋았는데 말이죠...
지금 소주는 단맛이 너무 강해서 뒷맛이 깔끔하질 못해요...
ssangkopi | 2006/04/02 13:13 | PERMALINK | EDIT/DEL
제 말이 그말입니다. 예전에 소주를 마셨을때 느꼈던 그 느낌을 찾기 어려우니 말입니다...
미디어몹 | 2006/04/02 12: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미디어몹입니다. 쌍코피 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에 링크가 되었습니다. 링크가 불편하시면 아래 리플로 의사를 표시해주세요. 해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포스팅되시기를 바랍니다.
데르 | 2006/04/02 18:5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번에 신입생OT를 갔는데 '처음처럼' 무지하게 뿌려댔던 모양이더군요. 뭐 공짜로 받았는지 어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절대 예산에서 나올 수 없을만큼의 '처음처럼'이 방마다 박스째로 쌓여있었다는;;
ssangkopi | 2006/04/02 19:19 | PERMALINK | EDIT/DEL
역시 '돈'앞에서는 장사없다는.. 자본주의 속담이 맞나봅니다... 쩝.
향기 | 2006/04/02 22:49 | PERMALINK | EDIT/DEL | REPLY
대전에서는 '선양의 맑은 린'이 '참이슬'을 압도하고 있죠.린은 20.5도, 참이슬은 21도로 약간 차이가 나지만, 선양이 기술도 좋아졌는지 소비자의 입맛에 맞아서 그동안 빼앗겼던 지역시장을 많이 회복한 듯합니다. 아마도 충청지역 초유의 사태가 아닐까(?)라는 ....
글쎄 정확한 통계는 모르겠으나 대학부터 30여년의 애주경력으로 보아서...
ssangkopi | 2006/04/03 00:10 | PERMALINK | EDIT/DEL
각 지역별 소주도 조사하고 싶었지만.. 귀차니즘때문에 그냥 넘어갔는데.. 역시 이렇게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이 계시네요.
처음처럼(산 소주)의 경우는 잘 모르겠지만, 진로의 참이슬의 경우는 전국적으로 인기가 있어 각 지역별 소주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대전에서는 선양이 선전을 하고 있다니.. 기쁜 소식이네요.. ^^
cirrus | 2006/04/03 15:32 | PERMALINK | EDIT/DEL | REPLY
경남쪽인가.. 여튼 그쪽으로 가면 먹을 수 있는 HITE 소주....
여태까지 마셔본 소주중에 최악이었습니다. 무슨 공업용 알콜도 아니고;;;

최근에는 로열제리 함유인가.. 뭐시기 좀 진화(?)를 했는데 여전히 공업용 알콜(...)이더군요. 대략 2년 전에 마지막으로 마셔봤습니다
ssangkopi | 2006/04/03 15:52 | PERMALINK | EDIT/DEL
부산지역의 하이트소주하면 꽤 유명한 소주로 알고있는데.. 아무래도 입맛에 맞지 않아서 그런 느낌을 가지셨겠죠..
전 개인적으로 1993년도에 마셔봤던, 제주도 한일소주가 최고였습니다... (최악은 아무래도 경월소주 - 군대에서 마셨던...)
작은인장 | 2006/04/03 20:4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알콜 도수 문제는 세금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답니다.
그쪽으로 한번 알아보시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
제가 요즘 블로그를 휴지시키고 있어 직접 하기는 무리고..^^
ssangkopi | 2006/04/04 00:01 | PERMALINK | EDIT/DEL
흠.. 그런 문제도 있었군요. 세금문제는 생각지도 못헀는데..
그렇지만, 거기까지 조사하기엔.. 쫌... ^^
소주여인 | 2006/04/11 22: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래도.. 우리는 소주를 즐기는데..
도수와도 관련있지만 우리에게 맞는
소주를 애용하는것도 좋지않을까요??
소주는 우리입맛에 맞게..시대에 맞게..
양은늘었어도.. 음주문화에.. 새바람이 오는거 같아서 넘 좋은거같은데요..
앞으로 더 서민들에게 맞는 술이 나오기를..
ssangkopi | 2006/04/12 16:11 | PERMALINK | EDIT/DEL
저 역시도... 알콜도수와 상관없이 계속 즐기고 있습니다. ^^
서민들에게 맞는 술은 역시 소주가 최고죠.
주정뱅이 | 2006/05/20 18:4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무렴 어떠십니까?? 술이란 몇잔들어가면 그게 그건데...
술 구별 잘한다는 사람들치고 몇잔먹고 구별하라믄 못하더라구요!!
많이만 드시지 말고 적당히 드십시요 제가 술공장 다니니까
이런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젊은여러분들 우리 고유의 술을 한번
찾아보심이 어떠실까요!!!
ssangkopi | 2006/05/23 00:39 | PERMALINK | EDIT/DEL
말씀 감사합니다. 구별할려고 한게 아니라, 제 생각엔 자꾸 술 제조회사가 돈을 벌려고 하는게 아닌가 싶어서요.
술 공장 다니신다구요? 술을 굉장히 가까이 하시는 분이시군요. ^^ 전통주 공장에 다니시는거 같은데.. 좋은 술 좀 추천해주세요..
sojumania | 2006/09/02 23:0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우리나라 예전의 소주역사를 알게 되어 반갑습니다 .. 진로 ...어릴때부터 들어서 왠지 반갑군요 ~
소주는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진로 참이슬인듯 ~ 낮은도수의 소주는 여성을 공략해서 만든것이고 ....
진로에서는 골드소주 25도 와 20.1도 참이슬 19.8도 참이슬 후레쉬 고객이 입맛에 맞도록 골라
마시게 만든다는 소식이 반가운거죠 ..... 다양해지는 고객관리 하려면 제품도 다양해져야 하는거겠죠 ..
ssangkopi | 2006/09/04 17:57 | PERMALINK | EDIT/DEL
다양한 제품을 갖춰서 다양한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려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건 저도 적극 동의합니다. 근데, 그렇게 보기엔 신상품 마케팅을 너무 쎄게 하는거 같지 않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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