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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angkopi, 2006/04/02 02:44, 만취 in Life/기타]
최근, 두산의 '처음처럼'이 출시되며 두산과 진로와의 소주전쟁이 발발했다는 기사가 심심치않게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있다. 실제로 '처음처럼'은 기존 '참이슬'이 가지고 있던 판매기록들을 갱신하는 등 진로를 긴장시키고 있다. '처음처럼'이 이렇듯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는 뭐였을까? 알칼리수 사용? 새로운 브랜드의 힘? 내 생각엔 계속 순한 술만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알콜 도수를 낮춘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가 싶다. 내가 처음 접했던 소주는 25도였고, 지금은 20도까지 내려왔는데... 과연 소주가 처음엔 몇도였을까 궁금증이 발동하여 좀 찾아봤더니... ![]() 진로소주(1982년) 내가 처음으로 접한 소주는 아마도 1982년에 출시된 진로소주였던거 같다. (좌측 이미지) 물론, 1982년부터 소주를 마셨다는 건 아니고..(나이를 오해할까봐... ^^) 그때 나왔던 소주가 큰 디자인변화없이 약 10여년간을 이어왔으니 저 소주가 맞는 거 같다. (모양만 보면 아랫쪽의 조그만 이미지의 소주가 익숙하다. 저건 1996년도에 출시된 진로소주의 모습이다) 최근에도 병마게를 따기전에 병 뒷쪽을 친 다음에 따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이때는 병따 ![]() 그리고, 병마게를 딴 다음에는 엄지와 검지 사이로 병목을 툭! 쳐서 병 뒷쪽을 쳤을때 발생한 기포를 밖으로 버리는 작업이 이어지곤 했다. (이걸 보통 소주의 '목을 친다'라고 표현한다.) 얘기가 딴 쪽으로 흘렀는데.. 암튼, 25도짜리 소주가 출시된지 25년(알콜 도수와 상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이 지난 1998년 진로에서 '참眞이슬露'라는 획기적인 소주를 출시했다. 참이슬로 쉽게 불렸던 이 소주는 25년간 이어져온 알콜도수를 23도로 낮추었고 그 반응은 대단했다. 91일만에 100만상자를 판매하여 최단기간 판매 신기록을 기록했다. 이때부터 소주의 '알콜도수 낮추기 경쟁이 시작됐다. 그렇게 3년여간 진로의 '참이슬'의 독주가 소주시장을 평정해 나가고 있던 중, 강원도 지역소주였던 '경월'을 인수한 두산에서 22도짜리 '산'이라는 소주를 출시해 '도수 낮추기 경쟁'에 뛰어들었고, '참이슬'도 22도로 도수를 낮추어 본격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그로부터 또 3년 후인 2004년, 두 제품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21도로 알콜도수를 또 낮추었고.. 웰빙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던 시절이어서 '웰빙 소주'라는 이름으로 신문들은 알콜도수가 낮아진 소주들의 경쟁을 보도하곤 했다. 그리고.. 2006년 현재 두 제품은 또 21도로 알콜 도수를 낮추었다. 선수를 친 건 두산쪽. 기존 브랜드였던 '산'을 버리고, '처음처럼'이라는 새로운 브랜드와 20도라는 더욱 낮아진 알콜도수의 제품을 출시했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1998년 참이슬이 기록했던 100만상자 최단기간 판매 신기록을 91일에서 50일로 끌어내렸고, 이에 자극받은 진로도 참이슬의 20.1로도 낮춘 제품을 출시했다. ('참이슬'의 20.1도는 '처음처럼'의 20도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의도적으로 0.1도를 높인거 같다) 소주의 알콜도수가 낮아져서.. 마시기 편해진건 사실이고 제조공법을 바꿔 유해요소를 없앤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웰빙 운운하는게 좀 우습다. 마시긴 편해지긴 했지만, 그만큼 마시는 양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예전에는 한병만 먹어도 됐었다면 이젠 마시기 편해져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두병으로 이어지고... '소주=25도'였던 시절에는 대부분 자기의 주량을 알고 있어서.. 거기에 맞춰 술을 먹을 수 있었지만(물론 쉽진 않았지만) 도수가 계속 낮아짐에 따라 주량이 계속 늘어나고.. 따라서 예전보다 사람들의 폭음하는 비율이 더 높아진거 같다. (지하철 막차를 타보면 알 수 있다. ^^) 결국 소주의 알콜도수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피해를 보는 쪽은 소비자, 즉 우리가 되는 것이고 이득을 보는 쪽은 두산이나 진로와 같은 소주 제조, 판매업자인 것이다. (술집이나 식당과 같은 곳들도 마찬가지겠고) 알칼리수, 대나무숯 여과 등 웰빙 단어들을 내세운 낮은 도수의 소주를 마시면 마치 몸에 좋은 것처럼 광고하고 있지만... 그들의 진짜 의도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소주를 소비하여 그들의 수익을 늘리려는데에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어제도 많은 양의 '소주'를 소비해줬다. 쩝.) 소주를 한잔 마시고 나면.. 나도 모르게 저 아랫쪽으로부터 나오는 '크~'하는 소리를 이젠 듣기 힘들다. 힘들어서 한잔, 괴로워서 한잔, 즐거워서 한잔하는 것이 서민의 술 '소주'일텐데.. 이러한 소주가 사람들의 깊은 마음을 달래주는 것이 아니라 세치 혀와 가벼운 입만 달래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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